[Dining with Client] 매운달걀고추皮蛋擂辣椒 - "HARD NO" - 교육 컨텐츠 서비스 회사 S 대표 -

[Dining with Client] 매운달걀고추皮蛋擂辣椒 -  "HARD NO" - 교육 컨텐츠 서비스 회사 S 대표 -

2023.10.20. S 대표님을 모시고 회사 근처 후통 한쪽에 있는 한 후난(湖南) 음식점에 갔다.

이 음식점에는 皮蛋擂辣椒(달걀과 고추를 버무려 매운맛을 내는 요리)이라는 밥도둑이 있다.

이 메뉴가 상에 올라왔을 때 S 대표님의 반응은 생각지 못한 것이었다. 본인도 이 메뉴를 좋아하고,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이 음식을 드셨다고 한다.

S대표님과는 한두달간 중국 내 교육 서비스 업체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는 데 필요한 계약서 작성과 협상 대응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.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나는 두 번 S 대표님에 대한 강한 인상을 받았다.

첫째, NO 가 분명하다. 협상 과정에서 Bottom line을 가지고 그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 한 치의 망설임 없이 NO 라고 말하신다. 지금껏 많은 협상과 계약서 작성 업무를 해봤지만, 중국 측 상대방에게 이렇게 분명한 NO, Walk Away를 보여준 분은 처음이다.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NO를 표하는 경우가 많은데, 이때 상대방의 반응이 따라오지 않으면 오히려 딜이 성사되지 않을까 봐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기 쉽다. S 대표님은 Line을 분명히 정하고, 그 선을 넘어가면 쳐다보지도 않았다. 법률 자문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. 그 결과 주도권은 S 대표를 떠나지 않았다.

둘째, '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이지?'라고 물으셨다. 어느 주말 중국 측 상대방과 온라인 회의를 했을 때 상대방은 기대 이하의 준비상태를 보여줬고, S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꼈다. 월요일, S 대표님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 회의감은 화를 내는 수준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온 후 남은 재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었다. 그런데, 이때 S대표님의 질문은 이 딜을 진행할까, 말까가 아니었다. 혼잣말처럼 흘러나온 말은 '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일까요...'였다. 이 짧은 말에서 나는 이 S 대표님이 그 어떤 압박이나 불리한 상황, 감정적 동요 속에서도 합리적인 사유와 결론을 지켜내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. 그리고 지금껏 쌓아오신 경험이 예사롭지 않은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.

그리고 S대표님은 이 딜의 끝이 어떻게 될지, 상대방이 어떻게 할지 예상하고 있었다. 그래서 여유가 있었다. 그리고 무엇보다 S 대표님 스스로를, 그녀와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컨텐츠와 그 컨텐츠를 서비스하는 방법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. 그녀의 HARD NO는 바로 여기서 나왔다.

한 단계 더 들어가 볼까.

그녀가 중국 내 내로라하는 모 그룹에 그녀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할 때, 상대방은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대한 판권을 달라고 제안했다. 하지만 S 대표는 그러지 않았다. S 대표가 그러지 않은 이유는 내게,

세 번째 큰 인상을 남겼다.

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어졌다.

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알았다. 지금껏 이 후난 음식점에 와서 이 매운 달걀 고추 무침을 남김없이 먹고 나서기는 처음이었다. PJ.